“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무관심이 손끝을 시작으로 내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물들이는 것 같았다.“
‘불우’라는 닫힌 세계에 반짝이는 틈을 내다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엄마와 3년여 같이 살다가 여섯 살에 동생과 함께 할머니에게 맡겨진 뒤 일곱 살에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동생이 입양 가 온 가족과 헤어진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만 요약하면 ‘참 기구한 삶도 다 있다’ 싶을 테지만, 정작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은 자신의 ‘불우’를 연민하기보다 그 단어의 틈새에서 ‘기다림’이라는 의미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