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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退溪) 이황(李滉)은 평생토록 나아감(出)보다 물러남(退)을 택한 사람이었다. 그의 호(號) 퇴계가 일러 주듯, 그는 벼슬길의 영화를 멀리하고 고향 안동의 산수(山水)로 돌아와 도산(陶山) 기슭에 작은 서당을 짓고 학문과 수양으로 만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 물러남은 결코 세상을 등지는 도피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의 거처를 깊이 가다듬어 끝내 도(道)에 이르고자 한, 더없이 적극적인 삶의 선택이었다. 퇴계에게 거처(居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