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문헌어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음운의 소멸과 변화는 단순한 언어적 변천을 넘어,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기획한 거대한 ‘국어음 개신(改新)’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보아야 한다. 흔히 『훈민정음』 반포 후 불과 20년 만에 ‘ㅸ’과 같은 음운이 자취를 감춘 것을 두고 학계에서는 통시적 변화로 간주해 왔으나, 이는 당대 학자들이 생존해 있던 짧은 기간 내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언어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이러한 표기들은 현실음이 아닌, 혼탁하고 와전된 국어음을 통일하여 바로잡으려는 의도적인 이상적 기호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창제자들은 『동국정운』을 통해 한자음을 개신하려 했던 것과 동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