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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잃어버린 그 밤 겨울 이야기”
매 순간 이화은 시인의 시는 갈림길 앞에 선다.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자신의 근원적인 허기와 갈증과 직면할 것인가, 아니면 완강하게 줄어들기를 거부하는 저 배부른 쌀독 앞으로 되돌아올 것인가.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과 기꺼이 결별할 것인가, 아니면 저 꽃잎 한 장조차 버리지 못할 것인가. “트랙을 수백 바퀴 돌아도/여자의 눈물을 훔쳐 간 도둑을 잡을 수가 없다/털실 뭉치가 자꾸 커진다”라는 문장처럼(「트랙」), 오직 무엇인가를 열렬히 좇다가도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원형 트랙처럼, 그렇게 쌓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