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산하를 떠돌며 기록하다
1455년 계유정난으로 세상이 뒤집히던 순간, 삼각산 중흥사에서 공부하던 김시습은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옥새를 넘겼다는 소식을 듣고 읽던 책을 불사른다. “이 세상에서 도가 실현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과거와 관직의 길을 버리고 방랑을 택한다. 그의 발걸음은 철원 복계산에서 시작해 한양, 관서, 관동, 충청으로 이어지며, 그 여정은 수많은 시와 기록으로 남았다. 『김시습의 조선 유람기』는 이 흩어진 기록들을 따라가며, 조선의 산천과 사찰, 마을과 강을 배경으로 그의 심경과 사유를 복원한다. 스물네 살이 되...